스페인의 생명공학도인 데이비드 아길라(23)는 선천성 희귀질환인 폴란드 증후군으로 오른팔 없이 태어났습니다.
어린 시절, 온갖 악담과 괴롭힘에 시달린 ‘왕따’였던 그의 유일한 친구는’레고’였습니다. 5살 때 처음 레고를 접한 그는 ‘그저 재미로’ 레고로 의수를 만들기 시작했고 현재 그는 ‘세계 최초의 레고 의수를 만든 사람’이라는 기네스 세계 기록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.
그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에게 “네가 이렇게 태어난 것은 네 어머니의 잘못이다”이라고 말하거나, 있지도 않은 오른손으로 공을 잡으라는 무리한 요구를 받은 적이 있다고 고백했습니다.
그는 “지금의 나라면 그저 무시해버릴 어리석은 말들이지만 당시에는 매우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”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.
그가 첫 ‘레고 의수’를 만든 것은 9살 때로, 첫 번째 의수는 그저 팔을 안에 넣을 수 있는 단순한 상자에 불과했습니다. 하지만 그가 17살이 되었을 때 손가락, 모터, 압력 센서가 있는 훨씬 정교하게 제작하여, 움직일 수 있는 팔꿈치 관절과 물건을 집어 올릴 수 있는 그래버까지 갖춘 레고 의수를 만들었습니다.
아길라는 이 의수에 마블 코믹스의 슈퍼히어로 아이언맨의 수트 이름을 따라 MK-1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. 이후 수차례 새로운 버전을 거쳐 제작한 최신 모델 MK-V는 팔 센서에 모터로 명령을 주고받는 제어 장치가 있고 벽에 충돌하는 실험에선 벽이 손상될 정도로 튼튼했습니다.
레고가 지난 2019년 9월 소개한 아길라의 의수 영상은 유튜브에서 조회 수 1000만 뷰를 넘기며 화제를 모았습니다.
아길라가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단지증을 앓고 있는 8살 소년에게 의수를 만들어줬을 때라고 회상했습니다. 소년의 부모님에게서 연락을 받고 소년에게 단돈 15유로(약 2만원)로 의수 2개를 만들어 준 것입니다.
그가 만든 의수를 착용한 소년이 환하게 웃었을 때 느낀 보람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습니다.
아길라는 『피스 바이 피스: 내 인생을 만든 방법』 책을 출간하며 “왕따 같은 삶의 고통이나, 의수 구입 비용으로 최대 10만 유로를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싶지 않다”고 전했습니다.